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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만큼 빛난 배짱…KLPGA 김자영 스타탄생 ‘반색’
이기택 프로 / 작성일 2012-05-31 12:16 / 조회수 23,256
지난주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김자영(21ㆍ넵스)이 그 전주에 이어 2연승을 차지하며 막을 내렸다. 2009년 서희경(26·하이트) 이후 오랜만에 나온 2연승 행진이라 김자영에 대한 골프팬들의 기대가 크다.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 이어 매치플레이 우승은 김자영에게 또 다른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매치플레이는 일반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몇 개의 홀을 이겼느냐로 승부가 판가름난다. 비록 한 홀을 크게 망쳤다고 하더라도 한 개의 홀에서 진 것이기 때문에 그 홀의 패자일 뿐 큰 손해를 입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약한 선수라고 해도 매치플레이에서는 언제나 우승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한편 매치플레이에서는 ‘컨시드’라고 해서 국내 아마추어들이 ‘OK’라고 표현하는, 볼을 홀에 넣지 않고 집어드는 것이 허용된다. 그 홀에서의 스코어 차이가 나거나 본인이 상대방을 이길 가능성이 없을 시에 상대편 선수에게 주는 배려다. 지는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 되면 빨리 그 홀을 버린다는 측면에서 집중과 선택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매치플레이가 더 많은 피로감을 가져온다고 호소한다. 그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명을 상대하는 스트로크 플레이와는 달리 오로지 일대일로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골프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매치플레이에서는 눈앞에 있는 상대방을 꺾어야 내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스트로크 플레이가 꾸준히 스코어를 쌓아가는 것과는 달리 매치플레이는 순간의 상황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상황이 쉽게 역전될 수 있는 경기이기에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매치플레이는 기싸움이 절대적이라고 얘기한다. 때에 따라서는 짧은 퍼팅을 남겨놓은 상대편에게 컨시드를 주지 않아 감정이 흔들리도록 유도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기싸움은 상대방에게 지지 않겠다는 강렬한 기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사실 기싸움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 침착한 상태를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순간의 실수로 인해 미스샷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마음을 다잡아서 상대방에게 넘어간 분위기에 당황하지 말고 자기의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의 기복을 줄이고, 패배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을 떨쳐버리는 것이 바로 기싸움이라고 보면 된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서 김자영은 침착하게 우승을 만들어냈다. 눈으로 보이는 부분에서 기가 강해 보이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차분함과 집중력으로 마지막에 웃는 우승자가 됐다. KLPGA에서 새로운 스타 탄생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 같아 2012년 김자영의 성장이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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